꽤나 오래전에 베델의 집에 대한 책을 읽고, 굉장히 인상적이었다.현장에서 조현을 갖고 있는 당사자와 가족을 상담할 때 어떤 영상과 책을 권할까 고민할 때마다 베델의 집이 늘 생각이 났다.
오늘은 베델의 집 영상을 찾아보다가 당사자 연구를 알게 되었다. 당사자가 자신의 어려움을 자신의 언어로 이야기를 하면 그것을 듣는 동료들이 자신의 경험과 조언을 건넨다. 그러면서 당사자는 자신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자신을 연구하는 과정인것 같다. 의사나 약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신이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계속 물만 마시고 있는 사토(31세)씨가 당사자 연구의 주인공이다. 21살에 조현병이 발병. 반년전부터 물 마시는 충동을 통제하지 못해서 괴로워함. 물 과잉섭취와 침뱉기 행동.
사토씨는 자신이 겪고 있는 고생과 증상에 대해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한다. 이를 듣고 있는 동료들의 질문과 상황극이 펼쳐진다.
[당사자 연구 주제 1] 물 마시기가 멈춰지지 않는다. 하루평균 6-12리터를 마심.
정신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 중 20프로가 대량의 물섭취로 고통을 받는다고 함.
물 과잉섭취는 여러 장애를 일으켜 사망에 이르기도 함.
"어떤 환청이죠?"
"피카츄요"
옆에 있던 동료가 피카츄를 그린다.
176센치의 피카츄가 그동안 물을 마시도록 부추기는 존재였던 것이다.
"어떨 때 나타나요?"
"고독하고 평범하다는 환경이 조성되면 나타난다"
동료가 앞으로 나와 키가 큰 피카츄를 재현함.
피카츄는 계속 나에게 '화려하게 살아 다르게 살어!' 말을 한다.
당사자 연구를 통해 고독감과 열등감에 사로잡힐 때 나타나서 "너 같은 놈은 살 가치가 없어! 다른삶을 살어!'라고 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환청은 물을 마실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더 물을 마셔"
물을 마시는 것은 우라츄(사토씨에게 말하는 피카츄의 이름)를 쫓아버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었다.
물 마시는 것을 대신할 수 있는 동료들의 조언과 경험을 들어본다.
동료의 조언 : "환청씨와 사이좋게 지내면 어떨까요?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자고 해보세요. 저도 환청씨가 너무 싫어서 어떻게든 없애고 싶었는데 없애지지 않아서 환청씨에게 고맙다고 하니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당사자 연구 주제 2] 침뱉기. 빨리 낫고 싶다고 하면 할수록 병에 대한 냉정한 대처를 하기 힘들어진다. 침뱉기를 한다는 것은 사토씨의 경우엔 병원에 입원하기 전, 상황이 나빠졌을 때 나타났다.
"침을 뱉었을 때 무슨 일이 있었어요?"
"환청씨가 너 같은 놈은 망해버려" 라고 하면서 환청이 덮쳐왔다.
침뱉기를 반복하고 있을 때 환청소리는 평소보다 배로 커져서 혼자 힘으로 어떻게 할수 없는 상황에 빠져있게 되었다.
동료의 조언: 혼자 있으면 환청이 덮치기에 동료들이 있는 곳에 가서 우라츄에 대해서 알리자. 우라츄가 없어지지 않아도 혼자 있는것보다 외롭지 않아요. 혼자서 증상을 없앨고 하는 것보다 증상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사람들과 관계를 꾸준히 늘려나가자
사토씨는 당사자 연구에서 나온 것들을 중심으로 하나씩 실천해나간다.
체중과 마시는 물의 양 그리고 현기증과 초조함의 정도를 체크. 현기증과 초조함이 섭취한 물과의 인과관계를 매일 체크하면서 자신의 상태를 알아감.
자신이 흥미있는 주제를 이야기 할 때 물 마시는 양이 줄어든다는 것을 알았고,
약 먹는 것을 잊으면 환청이 심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동료에게 약을 먹도록 알려달라는 등의 시도를 하게 됨.
그리고 자신과 같이 물 마시는 증상을 가지고 있는 동료의 집을 찾아가서 경험 들어보면서 자신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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