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끄적임 14

내담자의 절망을 견딜 수 있는 분석가의 능력

Trauma and The Thaerapist 는  친족성폭력 생존자와의 치료 작업에서 마주하는 치료자 역전이와 대리외상 관련한 책이다.  그동안 사소하게 넘어가거나 치료자로서의 부족함만을 탓하면서 흘려보낸 감정들이 역전이와 대리외상이었음을 설명해주고 있다.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내댐자와 긴밀한 관계를 맺으면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주고받을수 밖에 없는 관계 역동들은 단순한 치료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고 치료자의 역전이를 분석했을 때 내담자가 현재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훨씬 정밀해질 것이다. 그리고 혼란의 세계에서 경험하는 극심한 고통은  내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닌 폭력의 본질이자  핵심 성격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낸다.  오늘 읽은 7장의 내용은 치료에 필요한 안전한 경계가 허물어질..

'보아넘길수 있는 실패'

하인츠 코헛이 말한 '보아넘길수 있는 실패' 수치심이 크게 발동하는 나는, 부족한 자신을 보아넘길 힘이 부족하다. 부족하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자아는 과하게 팽창되어있다. 팽창된 자아로 인해 도달해야하는 선은 높아지고, 그 선에 도달하지 못할 때 내가 나를 수치스러워한다. 완벽할수 없는 것이 인간이고, 잘 하지 못하는 것이 기본값인데 그 기본값을 넘어 더 잘할수 있어야하고, 더 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인간의 오만이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부족한 나를 보아넘길수 있을 때, 자아는 힘을 뺄수 있다. 힘을 빼고 부족하다고 생각한 나도 보아넘길수 있을 때 건강한 자아가 만들어질 것이다. 내 모습이 아니길 바라는 그 '나'도 기꺼이 끌어안을수 있기를... 상담 장면에서 역시, 더 잘 해내지 못하는 자신에..

잇다_요가

조용한 사무실에서 에어컨을 끄고 문을 활짝 열어둔채 요가를 시작했다. 유투브에서 마음에 드는 선생님 몇 분을 저장해놨는데 오늘의 요가 선생님은, Satiya Channer이다 일단 중년의 유색 여성으로, 건강하고 차분한 에너지와 저음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다. (https://youtu.be/gKStH8W5vBM) 조금 더 넓은 공간으로 이사를 가게 되면, 한 쪽은 요가와 명상을 할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놓고 각자의 방식으로 요가를 할수 있는 시간을 갖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어있다는 경험은 참으로 중요하다. 몸과 마음과 정신과 영혼이 길을 잃지 않고 온전하게 살아내는 일이 현대인에게 무슨 미션 같기도 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욱 바쁘게, 더욱 빠르게, 더욱 열심히, 더욱 힘내라고..

불건전한 사회와 상담

2019. 1. 18 지난주 금요일에 그는 결국 한국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사무실 근처로 찾아왔다. 그리고 오늘, 그는 네팔로 갔다. 작년 모 대학 의과대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에 있는 네팔인의 상담 의뢰를 받고 처음 만났을 때 그는 정말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고 심하게 위축된 상황이였다. 목소리에는 힘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색한 듯 했지만 그는 물어보는 질문을 회피하지 않고 아주 솔직하게 최대한 자신을 오픈하였다. 네팔어와 영어를 섞어 가며, 소통을 하는 것이 충분치 않은 조건임에도 그는 도움이 절박해보였다. 종이에 적어가며, 천천히 언어를 주고받으면서 서로의 말에 집중하면서 들었고, 말했다. 그는 불안이 높고 부정적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