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hael J. Mahoney(마이클 마호니)는 인지치료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인물.
그는 초기 인지행동치료(CBT)의 기틀을 마련한 개척자 중 한 명이었으나, 이후 인간의 자기 조직화와 변화 과정을 강조하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 심리치료의 대부로 거듭남.
1. 초기: 인지행동주의 (Cognitive-Behavioral)
"생각을 고치면 기분이 바뀐다"
초기 마호니는 인간의 마음을 일종의 컴퓨터(정보 처리 장치)로 봄.
외부에서 정보(자극)가 들어오면 우리 머릿속에서 '계산'을 거쳐 행동(반응)이 나옴.
- 관점: 세상에는 정답(객관적 사실)이 있고, 환자는 그걸 '잘못(왜곡)' 보고 있다고 가정. 메커니즘: 비합리적 신념 → 합리적 신념으로 교체.
- 치료자의 역할: 논리적인 '교정자' 혹은 '교사'. 환자의 비합리적인 생각을 찾아내어 논박하고 올바른 생각으로 바꿔줌.
2. 후기: 구성주의 (Constructivism)
"우리는 현실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창조(구성)한다"
마호니는 시간이 흐르며 "무엇이 '옳은 생각'인지 누가 결정하는가?"라는 의문을 갖게 됨.
이후 그는 인간을 단순한 정보 처리기가 아닌,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능동적인 존재로 보기 시작함.
- 핵심 논문: Human Change Processes (1991), Constructive Psychotherapy (2003)
- 관점:
- 주관적 현실: 절대적인 진리는 없으며, 각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구성'한다고 봄. (예: 학대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세상은 '위험한 곳'으로 구성됨. 이것은 '오류'가 아니라 그 사람의 '생존 전략'이었음)
- 치료자의 역할: '함께 탐험하는 동료'. 환자의 고통스러운 이야기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깊이 공감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함께 써 내려감.
- 메커니즘: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 시스템(인간)이 붕괴될 것 같은 혼란을 겪을 때, 더 높은 차원의 질서로 나아가도록 돕는 과정.
마호니는 치료를 '고장 난 기계를 고치는 과정'이 아니라,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를 돕는 섬세한 정원 가꾸기'로 봄.
마호니의 치료기법
1. 안전한 기지 형성 (Establishing a Secure Base)
마호니는 기법보다 '관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
환자가 자신의 체계를 흔들고 재구성하려면 극심한 불안을 느끼기 때문.
- 치료자의 현존(Presence): 단순히 듣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고통스러운 세계관 안으로 함께 들어가 그 의미를 온전히 느끼는 상태.
- 공감적 확인: 환자가 세상을 "위험하다"고 구성한 것이 과거에는 얼마나 '적응적이고 지혜로운 선택'이었는지를 먼저 인정. (이것은 초기 인지주의의 '왜곡 교정'과 정반대.)
2. 자기 성찰적 기법 (Self-Reflective Techniques)
환자가 자신의 내부 작동 방식을 스스로 관찰하게 만드는 기법.
① 의식의 흐름 따라가기(Stream of Consciousness) 글쓰기
마호니는 환자에게 매일 일정 시간 동안 검열 없이 떠오르는 모든 생각과 감정을 적게 함.
- 목적: 논리적 분석이 아니라, 해리되거나 억압된 '자기의 목소리'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도록.
② 거울 작업 (Mirror Work)
거울을 보며 자신의 눈을 응시하고 떠오르는 감정을 나누는 기법.
- 목적: 자기 자신을 '타자'로서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동시에, 소외되었던 자기(Self)와 정서적으로 재연결되는 경험.
3. 경험적 및 행동적 기법 (Experiential & Action Techniques)
머리(인지)가 아니라 몸과 행동으로 새로운 현실을 '실험'하는 방법.
③ 개인적 실험 (Personal Experiments)
마호니는 '숙제(Homework)'라는 표현 대신 '실험'이라는 단어 사용.
- 방법: "내일부터 이렇게 사세요"가 아니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은 행동을 딱 한 번만 해보고, 그때 당신의 내부 체계에서 어떤 '진동(Perturbation)'이 일어나는지 관찰해 봅시다"라고 제안
- 핵심: 결과의 성공 여부보다, 그 실험이 환자의 고착된 의미 체계에 어떤 균열을 내는지가 중요.
④ 신체적 알아차림 (Focusing on Bodily Sensation)
마호니는 후기로 갈수록 신체를 강조.
- 방법: 특정 기억을 떠올릴 때 가슴의 압박감이나 목의 조임 등을 세밀하게 느끼게함.
- 목적: 인지는 신체적 감각 위에 세워진 상부 구조이기 때문에, 몸의 감각을 변화시키지 않고는 진정한 의미 재구성이 불가능.
4. 은유와 역설 (Metaphor and Paradox)
논리적 설득이 통하지 않을 때 마호니가 즐겨 사용한 기법.
⑤ 핵심 은유의 재구성 (Restructuring Core Metaphors)
환자가 자신을 표현하는 은유(예: "나는 부서진 유리잔 같아요")를 찾아내고, 이를 함께 탐색.
- 방법: "그 유리잔의 파편들이 새로운 예술품(모자이크)이 될 수는 없을까요?"와 같이 환자의 언어 체계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
5. 발달적 진동의 활용 (Utilizing Developmental Oscillations)
마호니 치료의 가장 독특한 부분. 그는 환자가 치료 중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 것을 '퇴행'이 아닌 '도약 전의 혼란'으로 봄.
- 기법: 환자가 혼란스러워할 때 이를 진정시키려 하기보다, "지금 당신의 시스템이 더 큰 질서로 나아가기 위해 재편되고 있습니다"라고 명명(Labeling). 이것이 환자의 불안을 '성장을 위한 통증'으로 변모.
📄 마호니가 말하는 '치료적 동맹의 신비' (Mahoney, 2003)
1. "혼란은 붕괴가 아니라 재구성의 신호다"
마호니는 환자가 치료 중 심한 불안이나 혼란을 겪을 때, 이를 '부작용'으로 보지 않았다.
"우리의 마음이라는 복잡계는 기존의 질서가 흔들릴 때만 더 높은 차원의 질서로 나아갈 수 있다. 치료자의 역할은 그 혼란(Perturbation)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그 혼란을 견디고 새로운 자기(Self)를 빚어낼 수 있도록 돕는 '정서적 컨테이너'가 되어주는 것이다."
2. "치료자는 정답을 가진 교사가 아니라, 함께 길을 잃어주는 동료다"
초기 인지주의의 '교정적 태도'를 완전히 버린 그의 핵심 문장이다.
"환자의 고통스러운 현실 구성은 결코 '오류'가 아니다. 그것은 그가 살아남기 위해 고안한 가장 창의적인 생존 방식이었다. 따라서 치료자는 환자의 세계관을 '수정'하려 들기보다, 그 세계관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경외감을 가지고 함께 탐험해야 한다."
특히 그가 인생 후반부에 강조한 '치료자의 자기돌봄'은 일반적인 휴식의 차원이 아니라,
치료자의 내면 상태가 곧 치료 도구라는 '도구로서의 자기(Self as Instrument)' 개념
마호니는 치료를 "한 영혼이 다른 영혼에게 안전한 장소가 되어주는 일"이라고 정의.
따라서 치료자의 자기돌봄은 선택이 아닌' 윤리적 의무.
① 정서적 '함께 함'을 위한 준비
치료자가 자신의 내면을 돌보지 않아 불안하거나 경직되어 있다면, 환자의 시스템은 위협을 느끼고 폐쇄됨.
치료자는 환자의 혼란을 담아낼 수 있을 만큼 '유연하고 넓은 내부 공간'을 유지해야 함.
② 치료자의 취약성(Vulnerability) 인정
마호니는 치료자가 완벽한 인간인 척하는 것을 경계함.
- "치료자 역시 자신의 삶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여행자임을 인정할 때, 비로소 환자와 진실하게 만날 수 있다."
- 자신의 상처와 한계를 돌보는 과정 자체가 치료 역량을 높이는 훈련.
③ 구체적인 자기돌봄 수행 (Practice)
- 명상과 정적: 소음이 가득한 세상에서 치료자가 먼저 침묵 속에서 자신의 내부 진동을 듣는 시간을 가져야함.
- 창조적 활동: 글쓰기, 예술, 신체 움직임 등을 통해 자신의 의미 체계를 끊임없이 확장해야 함.
- 공동체와의 연결: 고립된 치료자는 위험. 동료들과 자신의 취약성을 나눌 수 있는 지지 체계가 필수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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